
AI 워싱이란? 허위 인공지능 광고로부터 내 지갑 지키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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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전제품 매장을 둘러보면 ‘AI 냉장고’, ‘AI 세탁기’, ‘AI 에어컨’이라는 문구가 넘쳐납니다. 하지만 정말 이 모든 제품이 인공지능 기술을 사용하는 걸까요?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의 조사 결과, 실제로는 단순한 센서 기능을 AI라고 속여 판매하는 ‘AI 워싱’ 사례가 20건이나 적발됐습니다. 소비자 67.1%가 진짜 AI 제품을 구분하기 어렵다고 답한 지금,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핵심요약
- AI 워싱은 실제 인공지능 기술이 없거나 미미한데도 과장하여 광고하는 기만 행위입니다
- 국내에서 20건의 AI 워싱 사례가 적발되었으며, 대부분 단순 센서 기능을 AI로 표시한 경우입니다
- 소비자 57.9%가 AI 제품에 평균 20.9% 추가 비용 지불 의향이 있어 피해 위험이 큽니다
- 미국 SEC와 FTC는 AI 워싱 기업에 최대 40만 달러 이상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습니다
- 제품 구매 전 구체적 기술 설명, 작동 조건, 학습 방식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 AI 워싱의 정의와 실태
AI 워싱(AI-Washing)은 그린워싱(Greenwashing)에서 파생된 용어로, 실제로는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되지 않았거나 수준이 미미함에도 불구하고 마치 첨단 AI가 탑재된 것처럼 과장하여 광고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마치 친환경이 아닌 제품을 친환경인 것처럼 속이는 그린워싱과 유사한 맥락이죠.
2025년 5월부터 7월까지 진행된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의 공동 조사에서 총 20건의 AI 워싱 의심 사례가 발견됐습니다. 네이버, 쿠팡, G마켓, 11번가 등 주요 7개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 중인 가전·전자제품이 조사 대상이었습니다. 가장 충격적인 점은 이 중 19건이 단순한 온도·습도 센서 기반의 자동화 기능을 ‘AI 기능’으로 표시했다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한 냉풍기 제품은 온도 센서로 자동 풍량을 조절하는 기능을 ‘AI 기능’이라고 광고했습니다. 제습기는 습도 센서를 활용한 자동 습도 조절을 ‘인공지능 기능’으로 표현했죠. 진짜 AI는 데이터를 학습하고 스스로 판단을 개선하는 기술이지만, 이런 제품들은 단순히 미리 정해진 값에 따라 작동하는 자동화에 불과합니다.
💰 소비자에게 미치는 실질적 피해
AI 워싱이 단순한 과장 광고에 그치지 않는 이유는 소비자의 지갑을 직접 공격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소비자원의 소비자 인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7.9%가 AI 기술이 적용된 제품에 대해 평균 20.9%의 추가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100만 원짜리 제품이라면 약 21만 원을 더 지불하겠다는 의미입니다.
문제는 소비자들이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조사 대상의 67.1%가 실제 AI 기술이 적용된 제품과 그렇지 않은 제품을 구분하기 어렵다고 응답했습니다. 결국 많은 소비자가 단순 자동화 기능에 AI 가격 프리미엄을 지불하는 불합리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죠.
더 큰 문제는 신뢰 손상입니다. AI 워싱이 계속되면 소비자들은 진짜 AI 기술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갖게 되고, 이는 결국 AI 산업 전체의 발전을 저해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글로벌 AI 워싱 사례와 규제 동향
AI 워싱은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유사한 사례들이 속출하면서 각국 규제 당국이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가장 유명한 사례는 아마존의 ‘Just Walk Out’ 기술입니다. 2018년 아마존은 AI 기반 무인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며 “매장 천장의 수백 대 카메라가 AI로 고객과 상품을 인식해 자동 결제한다”고 홍보했습니다. 하지만 2024년 4월, 실제로는 인도에 있는 약 1,000명의 직원이 영상을 일일이 검수하며 결제를 처리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2022년 기준으로 전체 거래의 70%가 이런 식으로 수동 검수됐다는 폭로가 있었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024년 3월, 투자자문사 델피아(Delphia)와 글로벌프레딕션스(Global Predictions)에 대해 AI 워싱 혐의로 총 40만 달러(약 5억 3천만 원)의 벌금을 부과했습니다. 델피아는 “AI와 머신러닝으로 현명한 투자를 한다”고 광고했지만 실제로는 해당 기술이 없었고, 글로벌프레딕션스는 스스로를 “최초의 규제된 AI 재무 자문사”라고 홍보했지만 이 역시 허위였습니다.
연방거래위원회(FTC)는 2024년 9월 ‘Operation AI Comply’라는 이름으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습니다. 이를 통해 5개 기업에 대한 집행 조치를 발표했으며, AI 관련 허위 주장에 대해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처벌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FTC는 “AI 면제는 없다. 법은 모두에게 적용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습니다.
유럽연합(EU)도 2026년 중반부터 본격 시행되는 AI 법안(AI Act)을 통해 AI 워싱을 포함한 기만적 AI 관행을 규제할 예정입니다. 이 법안에 따르면 위반 시 최대 연간 매출의 4%까지 벌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 정부의 대응과 앞으로의 과제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026년 중 ‘AI 관련 부당 표시·광고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이 가이드라인은 사업자들에게 어떤 표현이 AI 워싱에 해당하는지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고, 소비자들에게는 판단 근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소비자 인식조사에서도 ‘AI 워싱 예방 가이드라인 마련’이 31.5%로 가장 필요한 정책 1순위로 꼽혔습니다. 이어서 ‘국가 표준 및 인증 제도 마련'(26.1%), ‘AI 워싱 상시 모니터링'(19.4%) 순으로 정책 수요가 나타났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은 향후 지속적인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인공지능 관련 신산업 분야에 대한 소비자 정책 연구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특히 주요 제품 분야별로 AI 워싱 행위를 집중적으로 감시하여 시장의 자율적 시정을 유도하면서도 필요시 강력한 법 집행을 병행할 방침입니다.
💡 현명한 AI 제품 구매를 위한 실전 팁
AI 워싱으로부터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구매 전 철저한 확인이 필수입니다. 먼저 제품의 온라인 리뷰를 꼼꼼히 살펴보되, 특히 기술적 측면을 자세히 다룬 전문 리뷰를 참고하세요. 단순히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설명한 리뷰가 도움이 됩니다.
제조사 웹사이트의 기술 사양서를 직접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AI 기능이 정말로 탑재되어 있다면 기술 문서에 그 원리와 방식이 설명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제조사에 직접 문의할 수 있다면 “어떤 AI 기술이 사용되는지”, “어떻게 학습하는지”, “시간이 지나면서 성능이 개선되는지” 같은 구체적인 질문을 던져보세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AI’라는 라벨에 현혹되지 않고, 내게 정말 필요한 기능이 무엇인지 먼저 생각하는 것입니다. 때로는 AI가 없는 제품이 더 저렴하면서도 나의 필요를 충분히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 결론: AI 시대의 현명한 소비자 되기
AI 기술은 분명 우리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어줄 강력한 도구입니다. 하지만 AI 워싱이라는 기만적 마케팅은 이러한 기술의 발전을 저해하고 소비자의 신뢰를 무너뜨립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에서 드러난 20건의 사례는 빙산의 일각일 뿐, 시장에는 아직도 많은 AI 워싱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행히 국내외 규제 당국이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고, 내년 중 구체적인 가이드라인도 마련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가장 강력한 방어막은 바로 우리 소비자의 현명한 판단입니다. 화려한 ‘AI’ 라벨에 속지 말고, 구체적인 기술 설명을 요구하고, 작동 조건과 한계를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만약 AI 워싱이 의심되는 제품을 발견했다면 한국소비자원(국번 없이 1372)이나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할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의 신고가 전체 시장을 건강하게 만드는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AI 기술이 진정으로 우리 삶을 개선하는 도구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깨어있는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참고자료: AI워싱 의심사례 시정 및 부당 표시·광고 가이드라인 마련 추진




